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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도광수/일상

부산 사직야구장 롯데자이언츠 vs 한화이글스 원정응원석 직관 후기 // 7년 전보다 못해진 한화야구

by 또도광수 2023. 4. 28.

안녕하세요. 또도광수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한화 팬이
울산에서 직장생활 중인 지금
2023.04.26 롯데 vs 한화 야구 경기가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다고 하여
근 7년 만에 직관을 가기로 했습니다.

 

한화 팬의 눈물겨운 사직야구장 원정 응원석 직관 후기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P.S.
티켓은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에서 예매가 가능합니다.
롯데와 한화의 평일 3연전 시작일인 25일 화요일
1주일 전 18일 화요일부터 예매가 가능했습니다.

 

 


 

[한화 이글스 vs 롯데 자이언츠 사직야구장 직관 후기]

-2023.04.26-

 

 

 4월 26일 수요일, 주간근무 퇴근 후 사직야구장 직관을 직장 동생들과 가기로 했다. 초등학생부터 한화 팬. 그러나 계속된 한화의 성적부진으로 야구판을 떠났던 한 팬이 근 7년 만에 야구장으로 돌아간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고동 되는 심장, 고양되는 기분. 어김없이 꼴찌인 올해 한화 순위표를 보고도 혹시 오늘은 이길지 모른다는 상상 하며 설렘을 느낀다.

 15:30, 퇴근 후 빠르게 차를 운전해 사직 야구장으로 향했다. 17:30, 내비게이션에 찍힌 사직야구장 도착시간. 저녁을 먹고 들어가면 빠듯한, 충분하기도 한 시간. 가속 페달을 밟아 부산으로 달려간다. 야구장 입장 전 '장수촌 돼지국밥 사직점'에서 국밥 한 그릇 든든하게 먹고 야구의 악명 높은 플레이타임을 대비했다.
 
 


 평일 수요일 경기인데 주차장에 도착하니 만차다. 18:00, 사직야구장 주차장 도착. 18:30, 경기 시작. 30분이란 시간이 남았지만, 주차가 문제다. 주차 안내요원의 지시를 따라 언덕 위 주차장으로 올라가 봤지만 역시나 주차할 장소가 없었다. 찾다 포기하고 적당히 괜찮은 자리에 억지로 주차를 한 후 경기장으로 향했다. 그나마 다행은 주차장과 경기장을 이어주는 육교 입구 바로 앞에 주차했다는 것이다.
 
 


 주차장에서 경기장을 이어주는 길을 따라 빠르게 경기장으로 다가갔다. 온라인 예매 후 바로 입장인 줄 알았는데 'SMART TICKET'에서 예매번호로 티켓을 바꿔야 했다. 입장하려다 뒤로 돌아 빠르게 티켓을 뽑아 바코드를 찍고 겨우 경기장에 입장했다. 롯데 자이언츠 홈 쪽 입구인지라 평일인데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하지만 3루 한화 원정 응원석 쪽으로 갈수록 점점 사람이 없어졌다. 자리를 찾아 야구장을 걸어가는데 어렸을 때가 생각났다. 뭐가 그리 좋다고 열정적으로 야구장을 방문해 응원했을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바뀐 것은 나이뿐인가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변했을까?
 
 


 설레는 맘으로 한화 원정응원석에 앉았다. 경기장에 오면서 한화 응원단장과 치어리더, 그들과 함께 힘차게 응원하는 팬들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응원단도, 팬들도 없었다. 주변이 텅텅 비어있었다. 몇몇 팬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기대감이 산산이 부서졌다. 7년 만에 돌아온 야구장은 조용했다.

 반대편 롯데 응원석은 시끌벅적했다. 아직 경기를 시작하기 전이지만 벌써 응원의 열기, 열정이 주변에 스멀스멀 퍼져가는 게 보인다. 그에 반해 빈약한 아니 조용한 한화 팬들의 응원에 선수들에게 미안해졌다. 팬은 경기에 영향을 못 미치나 응원이 선수에게 영향은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대전 한화 이글스 홈경기가 그립다. 그때는 신나게 응원했었는데...
 
 

 
 야구 내용은 한화가 1회 초 솔로 홈런을 쳐 선취득점을 올렸다. 그 후 평소와 같은 경기내용으로 8:1로 역전당하는 그림이다. 몇 번의 찬스를 날려 먹는, 쉬운 수비를 못하는 장면을 보니 역시 한화는 똑같았고, 팬들이 등을 돌린 이유가 있었다. 7년 만에 보는 한화는 오히려 더 못해진 것 같다.
 
 몇 번의 공격 찬스 동안 꼬마 한화 팬 어린이가 열심히 목소리 높여 응원했다. 처음엔 가만히 있던 어른들도 점점 목소리 높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찬스를 날려 먹는 한화이글스. 어른들의 목소리는 줄어들었다. 끝까지 응원하는 어린이를 보니 순수함과 열정이 느껴진다. 과거의 내가 생각나며 응원에 호응하지 못한 선수들이 미워진다. 저 친구의 어린 시절엔 한화 이글스의 비상이 함께하길 빈다. 
 
 옆의 동생과 장난 삼아 이야길 한다. "메이저리그 오타니, 트라웃, 류현진이 한화로 온다면 우승할 수 있을까?" 나는 대답했다. 어림없다고. 오타니, 류현진이 7회까지 막아도 불펜이 방화. 오타니, 트라웃이 안타 치고 나가도 후발 타자 병살. 완투, 홈런만이 승리를 챙길 수 있는 수단이고, 이것으론 어느 정도 순위를 끌어올릴 순 있어도 우승은 못 한다고.

 이게 한화 이글스다.
 
 


 그나마 위안이 있다면 투수 몸 푸는 곳이 바로 앞에 있어 선수들을 엄청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는 것이다. 경기보단 앞에서 몸 푸는 불펜투수, 그리고 신인 김서현을 보는 게 더 재미있었다. 신인이다 보니 몸에 긴장이 배어있었다. 선임들은 여유로운 반면 안절부절못하며 돌아다니며 눈치 보는 게 어디나 신입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7회 말 8:1까지 벌어지는 점수를 보고 8회 초 한화 공격까지 보고 나왔다. 사직 야구장 주차장을 빠져나가는데 사전정산 기계가 없어 주차장 출구 앞에서 정산하는 것을 보고 충격받았다. 21세기에 이렇게 비효율적이라니. 8회 말에 나가는데, 내 앞에 차 5대가 나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야구가 마무리되고 주차장에서 나가는 롯데 팬들이 걱정된다. 한화가 져준 게 오히려 고마울지도.
 
 

 
 울산에서 부산사직야구장을 왕복해 보니 쉽지 않았다. 이겼더라면 신이라도 났을 텐데 온몸에 피곤만 가득하다. 다음엔 타 팀과 붙을 때 롯데 홈에서 신나게 응원하리라 다짐한다. 그리고 다음 사직구장 방문이 마지막일 것 같다. 가는 길에 이야기했다. 야구 말고 축구를 보자고. 비어있는 사직 구장을 보니 이제 국민 스포츠의 주도권 야구에서 축구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을 방문해 봤는데 진짜 좋았었다. 사직 야구장에 비하면 너무 가깝다. 한화가 못한다면 울산 축구팀이라도 응원해야지. 참 아쉽다.
 
그래도 죽기 전에 한화가 우승은 장면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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